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가 있다.
박정현씨가 부른 조용필의 “이젠 그랬으면 좋겠네”다.
그 노래에서 이런 가사가 있다.
“나는 떠날 때부터
다시 돌아올 걸 알았지
눈에 익은 이 자리
편히 쉴 수 있는 곳
많은 것을 찾아서 멀리만 떠났지
난 어디 서 있었는지
하늘높이 날아서 별을 안고 싶어
소중한 건 모두 잊고 산 건 아니었나
이젠 그랬으면 좋겠네
그대 그늘에서 지친 마음 아물게 해
소중한 건 옆에 있다고
먼 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”
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욱 확고히 드는 생각이 있다.
그 무엇보다도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.
나에게 있어 지적 욕구를 채우는 것은
그 어떤 욕구보다도 쾌감이 크다.
그런데 그만큼 자괴감도 크다.
하면 할수록 내가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
알게 되기 때문이다.
그리고 지식이란 것은 정말이지 닿지 않는 별처럼
너무나 매혹적이고 반짝여서
계속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 있다.
바로 그것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.
공부가 내게 즐거움 그 이상이 될 때,
그것에서 나의 정체성을 찾으려 하고
그것으로 인정을 받으려 할 때,
나를 매혹하던 그 찬란한 빛이 어느새
내 영혼을 옭아매어 썩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을
알게 되었다.
공부를 하다보면 마치 하늘의 별을 따려는 것처럼,
나도 모르게 “더 높이! 더 멀리!”를 외치게 된다.
오로지 닿지 않는 그 무언가를 노려보며
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 온갖 애를 쓰며
팔을 뻗는 것과 같다.
그러다 보면 내 두 발은 어느새
허공에 붕 떠 있는 것이다.
그런데 요 몇 달간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
잡히지 않는 그 매혹적인 지식보다
내 옆에 나를 알아주는 이 한 사람과 나누는
우정이, 한 끼 식사가, 따뜻한 커피 한 잔이
얼마나 소중한지 더더욱 깊이 깨달았다.
공부를 왜 하는가?
아직 궁금하고 알고 싶은게 있어서 한다.
놀이 그 이상의 의미를 두지 말자.
진정한 의미는 관계에 있다.
오늘 누군가가 내 곁에 있어 주었듯이,
그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았듯이,
나 또한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할 때
곁을 내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.
소중한 건 옆에 있다고
2018. 11. 15. 23:56